죽이고 싶은 엄마
단 한번도 진심어린 포옹을 받아 보질 못 했다
'너가 내 자식인 것 만으로도 나는 만족해 사랑해'
가 아닌
'너가 내 만족에 들지 못 하면 너는 쓸모없는 자식이야'
같은 취급을 많이 받았다
일상 대화도 없었다
모든 대화의 시작과 끝이 나의 학업 성취에 대한 것이었다
지나가면서 얘기한
'너가 만약에 장애인으로 태어났으면 그냥 먹을거 사먹을 돈 주고 내보냈다'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는 어려서 이해 못 해 어리둥절 했지만
시간이 지나 서서히 이해되면서 아픔도 커져만 갔다
가끔씩 이런 생각도 들었다
'x발 나를 왜 낳은거지?'
'억울해, 나는 낳음 당하기도 싫었는데 저 인간의 욕심 때문에 낳아져서 왜 이런 고통을 느껴야하지?'
너무나 억울한 마음에 이성의 끈이 끊어져서 살인충동도 들었다
이런 생각들이 든 이후로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독립하고 나서
부모는 내 인생의 찌꺼기일 뿐이고
그냥 일찍 죽어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이라 생각 했다
그렇다고 딱히 밉지는 않았고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어렸을 때 닫아버린 마음의 문은
나의 눈도 가려버려서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 지도 모른채
일상생활에서도 헐떡거리며 마음 속 어둠을 방황했다
영문도 모른 채 괴로워하며
살려고 발버둥 치다가
사이키델릭도 하고 명상도 하면서
마음 속 어둠이 사랑으로 밝아졌을 때
너무나도 충격 받았다
아예 생뚱맞아서 생각지도 못 했다
답이 사랑이었다니
콩 심은데 팥 나온 것 같았다
하나의 마법, 기적 같았다
'내가 지금까지 사랑이 없어서 힘들었구나...'
나는 왜 사랑이 없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엄마의 조건부 사랑이 떠올랐다
원인을 찾고 나서 드는 생각은
분노, 원망이 아니라
연민이었다
어둠 속에서 헤메고 있는 엄마가 보였다
나와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어렸을 때 상처 받았듯이
어머니도 상처 받은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닫고 눈을 가린 것이다
상처 주고 상처 받는 윤회가 이어져가고 있던 것이다
이 윤회를 어떻게 끊을까
분노와 원한은 또 분노와 원한을 낳는다
용서밖에 없다
엄마에게 갔다
문을 열고 다짜고짜 포옹했다
"사랑해요 엄마"
"그래 나도 사랑해 아들"
충격 받았다
'이렇게 금방 수용된다고?'
오히려 닫힌 쪽은 나였다
엄마는 그 오랜 시간 동안 내가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 줬던 것이다
나만 열면 됐던 것이다
내가 만약 파렴치한 행위를 저질러서
죽을 위기에 처하거나, 온 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손가락질 할 때
나를 지지해주고 보호 해줄 사람은
엄마 하나뿐 이었다
온 우주 곳곳을 찾아봐도 하나뿐 이었다
그 거대한 어둠속 공간에 밝은 별처럼 홀로 빛났다
가치를 메길 수 없는 가장 소중한 빛
가장 소중한 사람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