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탄) 히키탈출 by AI
재미나이한테
내 취미 특기 나이
성장기
내 학창시절 군대시절
경력
힘들었던 때
행복했던 때
정신과 검진 결과지
직업적성검사
mbti
다이어그램
사주 별자리
몽땅 다 집어 넣어서
한국직업백과사전에서 나에게 알맞는 직업 찾아달라고 함
내 맘에 드는 것 나올 때까지 닥달함
그러다 딱 맘에 드는 것 뱉어냄
그래서 등록금 내고
버스 몇시간씩 타서 노인들이랑 수업듣고
학은제도 하고
자격증 공부하고
이 분야를 깊게 파고 들어가다 보니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새로운 길이 보이고
이력서 쓰고
또 버스 5시간 타서 면접보고
붙고
내 기준 이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일 할 수 있는 직업이
대한민국에 몇 없을것 같은
신기한 직업을 가지게 됨
내 기준이라 좋지
돈은 최저에 거의 등대지기 같은 고립된 삶을 살아야 하고
사람들과 소통도 엄청 하고
9 to 6긴 하지만 밥시간 빼고 거의 1분도 쉬는 시간 없는 직업이라
연봉 많이 줘도 사람들이 안 할 것 같다
산 가운데 직장이 있어서
출퇴근 걸어서 하이킹 20분 하는데
이게 복지 원탑
시냇물 소리 들으며 마음 비우면서 걸으면
눈물 찔끔 나올 때가 있음
돈 안 받고 일 하고싶을 정도
일은 잡초 뽑기 부터 회계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맡아서 해야 되고
사람 상대하는 상황이 많아서
안 그래도 중증히키인데 심하게 버벅이지만
좋은 선배를 만나서
커버도 해주고
격려도 많이 해주고
내가 의지를 많이 함
무엇보다 신기한건
히키때 밥만 먹으면 식곤증에
쇼파에 기절해서 열 몇시간 누워있어야만 했던 폐인이
적절한 환경에 놓여지니까
8시간 뛰어다니면서 일 해도
집 돌아와서 쌩쌩하단거임
4시간만 자도 헛구역질 하면서 깨서 머리 망치 맞은 것 같았는데
오자마자 10시간 꿀잠자고
근데 모르겠어
아무리 자리 잡아가는 단계라고는 하지만
지금 거의 휴일도 없이
가끔씩 12시간 근무 할 때도 있고
내가 버티는게 신기할 정도
드디어 쓸모 있는 인간이 되었다는 성취감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힘듦을 잘 못 느끼는 것 같음
내가 인간다운 사람으로
내 밥벌이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생각 때문에
며칠 전엔 사람들 앞에서
입에서 따발총 갈기면서 프레젠테이션 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자 아니면 정신병원 감금이 최선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니
이건 내 능력이 아니라
선캄브리아시대 미생물 조상님의 생존 본능
공룡시대 바퀴벌레 조상님들의 번식력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조상님들의 협동력
이집트 시대의 피라미드 노동자 조상님들의 노오력
조선시대 보릿고개 조상님들의 생활력
몇십억년간 악착같이 살아남은 유전자들이
내 몸에 살아 숨 쉬면서 일 한다
죽기 직전까지도 최선을 다해 일 하셨던 조상님들
내 새끼 한 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밤새 손발이 터져라 일하셨던 조상님들
나는 그래서 괴로웠던거다
일 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