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쓰기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내게 글이란.

Philosophical walk

내 글쓰기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내게 글이란.

5 원시인 1 203 1 0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일상적인 일기에서부터 명상을 통한 성찰 그리고 짧은 단막극이나 장편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그냥 글을 적어 내려간다. 아마도 하루에 최소 3시간은 글 쓰는데 할애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전문 글쟁이인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내 생각을 글로 옮기고 그래서 나를 더 이해하게 되는 것에 희열을 느낄 뿐

내 인생의 발자취를 기록한다. 내가 보고 느낀 것들. 나만의 책을 집필한다. 이것이 나의 글쓰기의 장점이다.

 

내 글쓰기의 단점은 무엇인가.

나는 한 번 끝을 낸 글을 잘 읽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그 동안 수 많은 시도와 계획이 있었다. 매주 금요일 퇴근 후에 일주일간 적어낸 모든 글들을 읽으며 그간 있었던 일들을 다시 상기하고

하염없이 나를 기다리던 미완의 글들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으며 기다림의 고통에서 글들을 해방시키려 했다.

하지만 수 개월, 수 년이 지나도 이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너무 많은 글을 썼기에 나는 그 방대한 글들을 정리하고 마무리 짓는 것에 아직 읽기도 전에 벌써부터 심리적으로 압도 되어 버린 것인가.

아니다. 나는 진정으로 두렵다. 다시 내 글을 마주하는 것이.

 

어리숙했던 나의 과거를 마주함에 낮 간지러워 어쩔 줄을 모르겠다.

다시 마주한 내 글에서 풍기는 어색함과 문장들의 부자연스러움에 도저히 나는 부끄러워서 읽어 내려 갈 수가 없다.

술에 기대지 않고 선, 새벽 시간의 피로함에 기대지 않고 선 도저히 맨 정신으로 노트를 집어 펼칠 자신이 없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몇 시간이고 책상 앞에 앉아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고뇌에 빠졌던가

끝 없이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학대하면서도 썩 괜찮은 한 문장 하나 완성하지 못하고 잠에 들곤 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내 글에 마침표를 찍는다.

글에게 영원한 안식을, 내게는 영원히 고통을 주던 미완성의 글에서 해방을. 하지만 나는 아직도 두렵다. 내게 고통을 주던 글을 다시 마주하기에. 나는 안다. 나는 끝내지 못한 글들에 더 이상 고통 받고 싶지 않아 떠밀어지듯 마침표를 찍으며 글들에게 미완성의 영원한 안식을 준 것을.

 

세상에 완벽한 글은 없다. 모든 글은 미완성의 글이다.

얼마나 미완성된 글인가 그렇지 않은가. 그 정도의 차이일뿐.

아침에 읽은 글과 저녁에 읽은 글, 기분 좋은 날에 읽은 글과 기분 좋지 않은 날에 읽은 글이 어떻게 같은 울림을 줄 수 있단 말인가.

 

! 그동안 나는 불가능한 글을 쓰려 했구나. 완벽한 글을!

그리고 마침내 끝을 낸 글에서도 완벽하지 않음을 느끼고 스스로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구나.

 

나는 이제 완벽하지 않은 글을 쓴다.

하지만 완벽한 글을 목표로 글을 쓴다.

마침표를 끝으로 더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글, 단 한 번만 읽을 글이기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역량을 글에 담는다.

 

나는 오로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앞에서만 부끄럽지 않을 뿐이다.

 

내 장점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이고

내 단점은 내가 한 번 쓴 글은 다시는 읽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는 이제 안다. 내 글쓰기의 장단점, 그리고 이 둘의 인과관계를.

장점과 단점에 명확할수록 장점과 단점은 서로의 반대 방향에서 멀리 위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깝게 위치한 것처럼 느껴진다.

일몰 후 찾아온 어둠에서 여명이 멀지 않았음을 알게 된 것이다.

 

장점과 단점을 가르고 있던 장벽은 내가 얼마나 이 둘의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있는지, 나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그 높이와 두께가 달리한다.

 

"그래서 내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냐."

 

내 장점과 단점을 가르고 있던 장벽은 허물어졌다.

내 장점은 내 단점이고, 내 단점은 내 장점이다.

나를 이해하는 것에서 장벽은 스스로 허물어졌다.

나는 이제 무너져 내린 장벽 위에 서있다.

내 장점은 이제 모든 방향을 둘러볼 수 있게 된 것이고

내 단점은 그럼에도 여전히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선택에 기로에 놓인 운명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너진 장벽으로 이제 더 이상 답답함을 느끼지 않는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은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선다.

글은 이제 생각의 씨앗을 품고있다. 글은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생각의 씨앗이 되어 다시 글로 쓰여질 것이다.

나는 생각의 아름다움을 글로 담는다. 그래서 영원히 아름다울 수 있도록, 더 많은 아름다움을 꽃 피울 수 있도록.

내게 글이란 그런 것이다.     

 

1 Comments
5 홀로그램우주 2024.09.21 19:16  
https://youtu.be/A-App9K3N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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