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게 뭔데...
인생을 살아오며,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감정을 지나왔다.
기쁨과 환희, 고통과 쾌락, 사랑과 분노, 좌절과 슬픔, 공포와 증오, 혼란과 혐오, 갈망과 불안, 황홀과 흥미, 안도와 만족,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경외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휩쓸리고 휘둘리며, 그 소용돌이를 수십 년 동안 반복해 왔다.
도대체 감정이란 무엇일까.
그 정체도 알 수 없는 것들이 어디에서 솟아나, 어째서 이 비물질적인 흐름에 이토록 흔들리는 걸까.
왜 내 삶의 방향이 그것들에 의해 좌우되는 걸 막지 못하는 걸까.
누군가를 사랑하며 환희를 느끼고, 누군가를 증오하며 절망을 느꼈다.
그 모든 감정은 서로 얽혀 있었고, 결국 나는 어느 순간 더 이상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사랑이라는 건…
잠시 도파민의 불꽃에 취한 찰나의 착각일 뿐, 진정한 의미의 사랑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모든 것은 지나고 나면 한 낮잠의 꿈일뿐다.
사랑하면서 느끼는 그 찬란한 환희를 더 이상 ‘사랑’이라 믿지 않게 되었다.
진짜 사랑은 아름답지 않다.
화려하지도 않고, 들뜨지도 않는다.
진정한 사랑은 고통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고독하고, 차갑고, 벗어나고만 싶은 그 순간에야 비로소 사랑이 찾아온다.
상관없을 것 같은 상처들이 살을 깎듯 파고들고, 견뎌야만 하는 시간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인내와 용기—그 속에서만 진짜 사랑이 자란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시작된다.
그 사랑은 고통의 사랑이며, 견디는 사랑이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로.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로.
그리고 마침내, 나 자신을 사랑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