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벗어나 도망친 곳엔 천국은 없다.
지옥에서 벗어나 도망친 곳엔 천국은 없다.
가정폭력에서 도망쳐나온 집 밖은 집 보다 나으리라.
이 보다 더 안 좋을 수가 있을까. 감정이 북차올라 홧김에 집을 뛰쳐나왔다.
추운 이 길을 마냥 걷는다. 그러다 생각한다. 적어도 집은 따뜻했는데..
나는 왜 아버지의 폭력에서 도망만 친 것인가.
왜 이리도 무기력해 진 것인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마침표를 찍었기 때문이다.
뱐하지 않는, 변할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화목한 가정은 어떤 느낌일까. 상상할 수 없다. 경험해 보지 못했으므로.
내게는 환상과도 같은 신기루와 같다. 글은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맥락.
지옥에서 도망쳐오지 않고 지옥과 마주했다면?
마주 했었지. 그리고 그 여러번의 마주함에서 나는 희망을 보지 못한 것이다.
천국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내게 지옥과도 같은 세상 앞에 초연해진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이 지옥 앞에서 초연한가. 아니. 나는 여전히 감정에 휩싸이곤 하는 어린이와 다를 바 없다.
어느덧 순수했었던 어린이에서 상처 뿐인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냥 집을 떠나 살 수는 없냐고?
가난의 연속. 가난의 되물림. 복잡하게 얽혀버린 가정사로 인해 가족과 완전히 끈을 놓을 만큼 나는 강인하지 않다.
강인한 인간상. 이 또한 지옥에 대치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강인한 사람. 그렇기에 두려움, 걱정, 불안 뛰이에서 초연할 수 있는. 그런 강함.
그렇다. 나는 아직 강자가 되지 못한 약자인 것이다.
나는 이제 강인한 인간이 되겠다. 그래서 이 지옥에서 살아남겠다.
이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내가 해 내야만 할 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비로소 나는 이제 집으로 다시 들어간다.
나는 더 이상 지옥과도 같았던 집에서 도망쳐 나온 어린이가 아니다.
나는 내 발로 그 지옥에 들어가기를 선택했다.
이 시련은 내 성장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어른이 되기 위한 시험이다.
나는 이 시험에서 실패 하였고, 잊고 있었으며 다시 시험을 치르러 간다.
강인한 인간이 되겠다. 운동을 시작하고, 공부를 다시 하고, 돈을 벌겠다.
그리고 가족과 연을 끊을 정도의 냉철하고 강인한 사람이 되겠다.
이것은 내가 살기 위해 내려야할 결단이다.
내가 지금 성장하지 않으면 내일도, 모레도, 저 미래에도
나는 벽 구석에서 울고 있는 여전히 학대 당한 어린이에서 그대로 남을 것이다.
그런 삶을 나는 원하는가. 아니.
난 나의 길을 가겠다.
그리고 그 길은 지금 막 정해졌으며 더 이상 흔들리지 않으리라.
지옥에서 벗어나 도망친 곳엔 천국은 없다.
하지만 그 지옥을 다시 제 발로 찾아온 이에게
지옥은 더 이상 예전처럼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나는 조금 더 성장했고 이는 지옥도 알고있다.
천국과 지옥은 무엇으로 정의하는가. 이 둘을 나누는 것은 무엇인가.
그 경계에는 무엇이 있는가.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지.
얼마나 강한 의지에 맞게 지옥에서 벗어나려고 행동하고 있는지.
아마 이런 것들로 채워졌으리라.
나는 이 지옥과 이제 이별하기를 고하므로, 너는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