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
gimme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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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0 20:20
절에 살 때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나와서
원래는 점심때만 산책을 가는데
저녁에 비가 오는데
우산을 썼었나?
기억이 안 나지만
무작정 산책 길에 나선 적이 있다
깜깜한 저녁 추적추적 내리는 비
하천에서 나는 개구리소리
수 많은 빗방울이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길을 한참 걷다가
뒤에서 차가 오길래
잠깐 비켰다
헤드라이트가 주변을 환하게 밝혔다
이럴수가
바닥에 빗방울로 보이던 것들이
아주 조그만 개구리들이었다
수 천 수 만 마리의 개구리들이 하천에서 다른 하천으로
건너가고 있었다
자동차는 그 개구리들을
무참하게 짓밟으며 나아갔다
아마 나도 엄청 밟았겠지
이건 뭘까
존재란 무엇일까
저 개구리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무모한 횡단을 하고 있는 것이며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산발적으로 움직이며
저 자동차는 무엇인데 다른 존재들을 짓밟고 지나가고 있으며
자기가 하는 짓을 인식이라도 할까
나는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였으며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저 개구리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잠깐의 장면에
'존재'의 적나라함이 와 닿았다
어리석음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해댄다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일을 초래하는지도 모르는 채 행동한다
그리고 그 행동으로 인한 결과에 맞닥뜨렸을때
이 결과가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 한다
그리고
영문 모르고 괴로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