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

Philosophical walk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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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여자를 만났는데 

자신이 마음을 읽을줄 안다는 여자였다

은근슬쩍 말하는 것도 아니고

당연한 것처럼 말했다

그냥 미친여자라 생각하고 

아 네 그러세요 하고 넘겼는데

나중에 다른 여자랑 얘기 하는데 갑자기 울길래

나중에 왜 울었냐고 물어보니

그 다른 여자 가슴 속에 매우 깊은 슬픔을 봐서 울었다고 했다

깜짝 놀랐다 

나는 그 다른 여자랑 오랜시간 진솔한 대화를 해와서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 마음 읽을줄 안다는 여자는 별 진솔한 얘기 없이 

말 몇마디 나눴는데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 그 마음 읽을줄 아는 여자랑

몇 시간 대화를 나눴다

나랑 같이 살다싶이 한 사람들을

그냥 흘겨봤을 뿐인데도 정확히 파악했고

내가 모르는 부분까지 알고 있었다


그 여자는 나에게 깊은 관심을 가졌다

나 처럼 집착이 없는 사람은 처음 본다나

싫지 않았다

나를 칭찬해 주고 나를 띄어주니

괜히 우쭐해지고 나를 드디어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했다

그렇게 나를 찬양하다가

슬슬 본론을 꺼내어 내 마음의 단점을 얘기했다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너무 간접적으로 얘기해서

'자살...' 이라고 하면서 대충

내 마음속에 자살을 하고싶은 마음이 있다는 거였다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예전에 자살에 대해서 호기심 정도는 가진 적이 있지만

진지하게 자살하고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봤기에

그냥 대충 넘겼다

그 여자의 태도는 마치 내 마음속 얇은 유리구슬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히 건드리는 것 같았다


내가 완전히 떠날 때가 되자

그 여자는 나를 붙잡고

나중에 꼭 자신이 사는 제주도로 오라고 했다

신신당부했다

그리고 난 떠났고

방황했고

집에서 2년간 썩으며 극도의 자살감에 시달렸다


그 여자는 어떻게 알았을까

나를 붙잡은 건

자살감에 시달리지 말라는 연민이었을까

후회한다

제주도 갈 걸

섹스 할 걸

1 Comments
11 사랑해 06.09 10:39  
다시 만날거니 걱정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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