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

Philosophical walk

개굴

15 gimmelove 2 168 1 0

 절에 살 때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나와서


원래는 점심때만 산책을 가는데


저녁에 비가 오는데


우산을 썼었나? 


기억이 안 나지만


무작정 산책 길에 나선 적이 있다


깜깜한 저녁 추적추적 내리는 비


하천에서 나는 개구리소리


수 많은 빗방울이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길을 한참 걷다가


뒤에서 차가 오길래 


잠깐 비켰다


헤드라이트가 주변을 환하게 밝혔다




이럴수가


바닥에 빗방울로 보이던 것들이


아주 조그만 개구리들이었다


수 천 수 만 마리의 개구리들이 하천에서 다른 하천으로


건너가고 있었다




자동차는 그 개구리들을


무참하게 짓밟으며 나아갔다


아마 나도 엄청 밟았겠지




이건 뭘까


존재란 무엇일까




저 개구리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무모한 횡단을 하고 있는 것이며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산발적으로 움직이며


저 자동차는 무엇인데 다른 존재들을 짓밟고 지나가고 있으며


자기가 하는 짓을 인식이라도 할까


나는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였으며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저 개구리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잠깐의 장면에


'존재'의 적나라함이 와 닿았다




어리석음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해댄다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일을 초래하는지도 모르는 채 행동한다


그리고 그 행동으로 인한 결과에 맞닥뜨렸을때


이 결과가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 한다


그리고


영문 모르고 괴로워한다

2 Comments
5 Unknown 2024.12.31 03:38  
개굴
7 책지팬티 2025.05.17 04:10  
개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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