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안들어와본 게시판

Dope Life

내가 제일 안들어와본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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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우울증은 먼나라 남얘기였어


지금은 우울증약을 먹고있고 차도가 크게 없어서

약이 조금 늘은 상태야.


꽤나 괜찮고 건강한 인생을 살고 있던것 같은데

너무 무리해서 달려온 탓일까

에이징커브가 올때부터 였던것 같아


무너져가는 내 건강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시는 우리 엄마

아빠와의 절연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장사

내가 사는 아파트회사의 부도(민간임대)


이 외에 자잘한 문제들이 최근 1년쯤 사이에 

한번에 터지기 시작했고 굳게 버티던

내 정신이 무너져가는걸 스스로 느꼈지


성격이 날카로워지고 공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어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긍정적이기 시작했고

뭔가 뇌가 벅차하는게 느껴지더라


어느날 가게에서 어머니에게 짜증과 화를 내고 있는데

냉장고에 나와 엄마 모습이 비춰지는걸 보았을때

나는 무너져 내렸어

엄마가 죄인처럼 서 계시더라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고생만 하신 엄마의 행복이 

내가 사는 이유였는데..

아들과 소소하게 즐겁게 장사하면서 늙어가고 싶으셨던

엄마의 작은 바람을 내가 무너뜨리고 있었던거야



그날 엄마에게 울면서 얘기했어 장사 그만하자고.

엄마는 덤덤하시더라.많이 힘드셨던거지.

모든게 끝이라고 생각했어 다 지겨웠고

내가 너무 역겨웠어.


어느날은 씻으려고 일어났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

흐느끼지도 않고 그냥 어디 고장난것처럼

그렇게 눈물을 쏟다가 그냥 죽는게 낫겠다 싶더라고


허탈해서 웃었다

그토록 영생을 염원하던 내가..

그토록 엄마의 행복을 바라던 내가..


고치고 싶어서 정신과에 찾아갔고

그렇게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고나니

엄마가 걱정하는 모습에 또 마음이 아팠어


내가 대마초게시판에 쓴 글이 dope에갔길래

그거보고 dope life에 들어갔다가

우연찮게 참 위로가 되는 글들을 많이 읽고

홀린듯이 여길 들어와서 글들을 읽었어

여기 와서 글을 좀 읽다보니 이상하게도

죽어있던 내 마음이 꿈틀대는게 느껴졌어 


새삼 느끼는거지만..스톤에입스는

나에게 참 위로와 도움이 많이 되네.. 


그래서 다시 열심히 살아보려고.

내 삶 바쳐서 엄마 한명 행복하게 못해줄까싶네

알프스여행가시는게 평생 소원이신데

꼭 보내드려야지


고마워 형들






18 Comments
13 sober 04.02 18:57  
조인트 한 대 같이 노나 피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
14 데릭 04.03 17:52  
정이 느껴진다
11 사랑해 04.02 20:08  
너무 뻔한말 같지만 난 네가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래.
너가 너무 강해서 그동안 비가 오든 눈이오든 버텼겠지만 이젠 슬슬 모든걸 잡고있긴 힘에 부칠수 있어. 그걸 인정하는것 조차도 큰 용기가 필요하고.
비온뒤에 땅 굳는다니 더 단단해질거야. 아님 아예 풀어져버리던가. 뭐가 오던 뭐 어때?넌 넌데.그리고 난 너가 무엇이던 행복하길 바라고.

한대 말아줄게. 알프스 오면 말해줘.
14 데릭 04.03 17:53  
사랑해 사랑해 형 근데 알프스살아??
11 사랑해 04.03 17:55  
아주 근처 가까이 어딘가로 이사를 갈 예정이야.
같은나라던가 바로 옆나라던가 옆옆이던가 암튼 정말 안멀어
14 데릭 04.03 17:57  
세상에..여행가면 연락할게 찐하게 말아피우자
11 사랑해 04.03 18:10  
응 내 버섯돌이도 한번 봐주고 그래 온김에. 그 버섯 말고 내가 키우는거 ㅇㅇ.
14 데릭 04.03 18:29  
한번 핥을게
10 Poomoon 04.02 21:05  
내 주변엔 이렇게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사람도 얼마 없거든, 이미 저렇게 진심으로 생각하고 글로도 써 내려갈 정도라면 앞으로 무엇이든 할 사람인거야

형보다 진짜 훨씬 못난 새끼들도 아무런 죄책감없이 살아간다

무조건 이겨내서 평화가 찾아오길 바래
평상시에도 평화속에 살아보고
14 데릭 04.03 17:54  
고마워 평화가 깃들길
15 프로딸잡이 04.03 15:17  
나도 사업 망하고 폐인처럼 칩거생활 한 적 있어 몇 달간.
사업이 기세가 기우는걸 억지로 세워보겠다고 있는 대출에 또 대출 받고
잠도 하루에 몇 시간 안 자는 생활의 연속. 그래도 무너져가는 사업을 살릴 수 없더라.
매달 상환해야 하는 돈들, 이미 무너져버린 자신감과 건강.

나도 다시 일어났어. 엄마 때문에. 나도 아빠랑 절연했거든.
엄마가 내가 살아가야할 이유가 되서 다시 집 밖으로 나가 햇살 맞으며 운동하고
다시 정신차려서 회사 들어가 다시 채무 비용 갚아나갔었지.
석사에 공과쪽이라 취업도 금방되고 연봉도 낮지 않지만
사업 실패의 패배감과 무너진 정신을 다시 잡는게 어려웠지.

삶이 고통스러워 불안하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나 걱정에
정신과 가니 자넥스 처방해주더라고.
그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는데
언젠가 술이랑 같이 먹으니까 오히려 자살 충동이 오더라.
이런 합법적인 항불안성 약의 부작용이 자살충동이라니.
술이랑 같이 먹으면 자넥스는 심박수를 낮춰서 사망에 이를 수 있기에
절대 술이랑 같이 먹지 말라고 정신과 의사가 신신당부하고 상식이기도 한데
자살충동이 부작용으로 올 줄은 그 때 처음 느껴봤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다시 일어나는거야.
그리고 어느순간 살만해지면 그동안 사랑해주지 못한 널 좀 더 사랑해주기를.
너를 먼저 사랑하지 않고서 남을 사랑할 수 없다는걸 너도 알잖아.
물론 예외는 있지. 남이 아닌 경우. 어머니 같은 대상.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에도 어머니는 나를 안아주셨고 아기였을 때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서까지 내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셨다.
나는 어머니가 나를 잉태하여 내게 생명을 주셨기에 맹목적으로 어머니를 사랑해야 할 운명에 어머니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머니는 내 인생이 바닥을 찍을 때, 방황할 때 내가 어떤 형태, 상태에 있어도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하셨다.
그런 어머니가 살아 계시는데 아무리 삶이 고통스러워도 죽을 수 없지. 내 죽음으로 얼마나 어머니가 슬픔에 고통스러워하실지 상상조차 안되니까.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세상에서 제일 가치있는 내 목숨도 기꺼이 바칠 수 있다. 그런 어머니가 내가 다시 일어나 살아가길 바란다.
그렇다면 일어나야지. 아기 때 걸음마에서 수없이 일어서다 넘어지를 반복하고 결국 일어서서 걷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심지어 뛸 수도 있게 된 것처럼. 어쩌면 우린 걸음마 시절에서 너무 멀리 와버린게 아닐까.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게 당연한 것이였는데 그런 걸음마 시절을 지나 서서 걸어다니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고
더이상 넘어지지 않게 되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내가 경험했던 그리고 네가 지금 경험했던 여기에 도달한거지.
너무 오랫동안 넘어지지 않는 생활을 하다보니 걸음마 시절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너무 오랫만에 넘어져서 다시 일어나는게 어색하고, 힘들고, 이질적이고, 부끄럽고, 당황스러운거지.
하지만 이제 넘어지면 당연히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면
언젠가 다시 넘어지게 되더라도 지금처럼 힘들진 않겠지.
그게 결국 우리가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겪어야할 숙명이겠지.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 넘어지고서 조금 늦게 일어날 수도 있지. 하지만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야만 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14 데릭 04.03 17:55  
한자한자 또박또박 읽어서 가슴속에 담아뒀어 고마워
형은 나랑 닮은점이 많네ㅋㅋ
5 마라톤 04.04 01:10  
아름다운 댓글이다.
4 노마드 04.04 07:13  
완벽한 댓글이다.
3 스티브 04.04 11:04  
아름다운 글에 아름다운 댓글이다.

나 또한 한명의 사업가로서 글과 댓글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도 실패할 거라 생각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겠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은 성공에 도달하지 못하고 끝나게 된다.
성공하지 못하는 게 사업에 기본값이다.
성공하는게 이상한거야. 넌 이상한게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 도전했으나 아직 닿지 못한 것일뿐.
아직 시작도 못한 이들보다 한참 앞서 있다는 걸 잊지마라.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이들은 모두 성공할 것이라는 부푼 희망과 꿈을 가지고 시작했겠지.
희망과 열정 없이는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그러나 그 희망과 열정이라는 불꽃은 너와 네 주변을 밝게 만들 수도 있지만
너와 네 주변을 모두 태워버릴 수도 있다.
그 불꽃을 잘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해.
그리고 그 불꽃은 너야.
불꽃은 널 투영하거든.

너의 지금 약해진 불꽃이 다시 너와 네 주변을 밝게 만들기를 응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먼저 일어나야겠지.

너는 지금 아마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겠지만
거진 10년간 사업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여기 오기까지 셀 수 없이 실패하고 여러 사업들을 정리한 사람으로써
네가 지금 성공에 좀 더 가까워진 것에 축하의 말을 전한다.

고생했다.
13 sober 04.04 12:23  
이런 양질의 글을 볼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에 또 다시 놀랍고 감사하다.
14 데릭 04.04 14:03  
너무 좋은 글들을 남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쩌면 나는 이런말들이 듣고 싶었나봐요
댓글을 하나 하나 읽을때마다 머릿속 구름이 걷히는 기분이 드네요 오늘은 방청소를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1 none 04.06 19:22  
아름다운 글과 댓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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